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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안은 말이 없었다>시리즈_작업노트_2018

미국의 제국주의적 권력의 힘이 동양의 군사 교통 요지가 될 만한 섬들에서 어떤 식으로 드러나는지를 다룬 <AMERICAN VILLAGE>시리즈 작업을 해왔다. 작가 본인이 직접 보면서 기록한 자료가 기억의 형태로 바뀌며 물질화된다. 촬영을 시작하고 정지했던 1Clip의 영상에 하나의 박제된 그림이 완성되고, 이 두 매체를 오버랩 시킨다. 영상은 한지그림의 질감을 얻고 그림은 영상의 움직임을 얻는다. 이를 서정적 ‘영상 회화’라 부르기로 한다. 제주도, 오키나와, 괌에서 실존한 폭력의 과거와 그에 투쟁하는 현실을 대상화하여 ‘영상 회화’ 작업을 이어 나간다. 

이번 전시에서는 <AMERICAN VILLAGE>의 새로운 버전 <그 해안은 말이 없었다>를 선보인다. 제주도, 오키나와에 이어 방문한 관광 섬 ‘괌’은 미군령이면서, 실질적 주인은 ‘차모로족’이다. ‘괌’은 스페인과 일본에 땅을 빼앗겼던 역사가 있다. <침묵의 나선, 장지에 분채 위 2채널 비디오 프로젝션, 210x148cm X 2, 36min 25sec, 2018>은 김혜나 소설가가 작가의 작품들을 보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써낸 이별의 상흔과 바닷속 작동하지 않는 무기들에 관한 글들이 영상과 함께 어우러진다. 작가는 다른 작업들과 함께 미군 기지가 있는 섬들을 조사하고 기록하며 이 시리즈를 계속할 예정이다. 관광지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이 장소는 바로 시위 현장이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어떤 장소이다.

아침에 바라보는 바다는 차고, 깊고, 서늘해 보였다. 시간에 따라, 환경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바다……. 수많은 색들이 그 안에 잠재해 있었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끊임없이 흔들리던 내 삶은 어딘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저 멀리, 어제 가보았던 전쟁박물관과 군기지가 드러나 보였다. 온통 잿빛인 이곳을 비추는 태양은 마치 붉은 동굴같아 보였다. 잔잔한 물결이 일고, 햇빛이 그 위를 비추어 모든 것이 붉고 어둡게 빛났다. 그 속에 잠든 녹슨 무기들은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것들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아, 그냥 그 속에 잠들어 있는 거야. 수잔이 나에게 했던 말들이 떠올랐다. 사라지지 않겠지, 영원히. 이것들은 내 안에서 나와 함께 영원히 머물러 있겠지. 내 안에서 끊임없이 구르고 굴러 조금씩 더 녹슬고, 무뎌지고, 둥글어지겠지. 나는 해변의 조약돌을 하나 주워 손에 쥐고 그 표면을 매만졌다. 거칠고 부드러운 부분이 동시에 다 느껴졌다. 그 조약돌을 손에 쥔 채, 나는 바닷물 안으로 조금씩 더 깊이 걸어 들어갔다. 

<침묵의 나선, 장지에 분채 위 2채널 비디오 프로젝션, 210x148cm X 2, 36min 25sec, 2018>_김혜나 <소리와 바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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